데우스 엑스 마키나 짚고 넘어갈 3가지 _절대적 존재의 등장은 이야기에 좋을까?

작법서를 읽다보면 한 번씩 눈에 들어오는 단어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용어가 상당히 거창해보이지만 무슨 의미인지 모르거나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오늘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절대적-데우스-엑스-마키나-존재-앞에-서있는-인간

[ 데우스 엑스 마키나란 대체 무엇인가? ]

라틴어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갑작스럽고 작가 입장에서 간편하게 스토리 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사기 캐릭터나 연출 요소 등을 의미합니다. 고대 그리스어로 “아포 메카네스 테오스”라고도 불립니다. 한국에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발음이 영어권에서는 데이어스 엑스 마키너 또는 매키너 내지 머쉬너라고도 읽힙니다. 읽는 방법을 떠나서 “기계로 구성된 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말을 알기 위해서는 고대 그리스 연극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는 전형적인 클리셰가 있었습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의 생활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연극이 절정에 오를 때 기중기와 같은 무대 장치에 묶여 있는 한 배우가 아래로 내려 오면서 “나는 올림푸스에서 온 신이다.”라는 소개와 함께 사악한 악역을 벌하고 정의로운 자에게 상을 주는 일종의 권선징악의 형식을 보여줍니다.

이는 공동체의 신앙심을 높이는 목적이었기에 당대 그리스에서는 신들이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라고 불리는 에우리피데스 역시 절대적인 힘을 간진 존재가 뜬금없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형식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오디세이아도 마지막에 오디세우스에게 참살된 이들의 가족이 복수하려고 하자 아테나가 등장하며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전형적인 클리셰를 아리스토텔레스가 비난하기 위해 등장시킨 개념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유명한 철학자이며 재능이 넘쳤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에서 스토리의 전개가 비논리적이어서는 안되고, 불가피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외적 요소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사람이 알 수 없는 과거의 사건이나 예언 혹은 미래 등을 이야기할 때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 데우스 엑스 마키나 요소는 득? 실? ]

현대에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의미가 조금 더 넓게 사용됩니다. 원래 의미인 갑작스런 사건과 인물, 만능의 존재, 먼치킨 캐릭터 등이 스토리 내의 모든 갈등과 적 등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들에 전부 사용됩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되는 출생의 비밀이나 신데렐라 스토리도 여기에 속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최근까지도 유행하는 평범했지만 갑자기 먼치킨이 되는 경우도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처음부터 주인공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요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본래 예술 관련 분야의 학문에서 사용되는 용어였지만 한국에서 판타지 게임 장르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개념이 넓게 퍼지게 되었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갈등을 해결하는 정도와 개연성의 여부 등이 판단의 주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함께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요소가 사용된 작품이 좋은 평점을 받기는 대부분의 경우에 힘듭니다. 아무래도 개연성이 없다보니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다소 힘이 빠져버리기 때문이죠. 그래도 적절히 사용할 수만 있다면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상황이나 환경에 제약을 걸기도 합니다.

같이 알아두면 좋은 용어로는 선파국(Eucatastroghe)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마찬가지로 뜬금없는 외부 요인의 개입에 의해 갈등이 해결되는 구조인데, 그럼에도 보통 긍정적인 요소로 사용될 때 많이 사용됩니다. 이와 달리 극 중에 등장한 요소는 반드시 모종의 의미를 갖어야 하며 등장했으며 그 효과는 후반까지 이어저야 하며 무의미한 부분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체호프의 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대로 소설적 자유라는 상식적이고 일관성 있는 전개가 필요하는 용어도 있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