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을 남편으로 둔 한 여인이 있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중 미국 모하비 사막에 있는 육군 훈련소에 배치된 남편을 따라 그녀는 낯설고 험한 땅에 오게 되었다. 남편이 훈련을 나가면 그녀는 사막 근처의 오두막집에 혼자 남아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작열하는 태양,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 그녀의 심신은 하루하루 지쳐갔다. 게다가 음식을 만들기만 하면 거센 모래바람이 뒤섞여 먹을 수도 없었다. 주변에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인디언들 뿐이라 마음을 터놓고 친하게 지낼 만한 이웃도 없었다.
자신의 처지가 불행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그녀는 친정아버지에게 속상한 마음을 적어 편지를 붙였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요.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여기서 이대로 사느니 차라리 형무소에 들어가는 게 낫겠어요!” 라고 말이다.
몇 주 뒤의 시간이 흐르고 아버지로부터 기다리던 답장이 도착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편지에는 일상적인 안부도 보이지 않았고, 기대했던 따뜻한 위로의 문자이나 단어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편지에는 딱 두 줄의 문장이 적혀있었다.
두 사나이가 형무소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한 사람은 진흙탕인 땅을, 다른 한 사람은 하늘의 별을
편지를 받은 그녀는 머나먼 낯선 땅에서 고생하는 딸의 마음도 알아주지 않는 무심한 아버지에게 매우 섭섭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아버지의 편지의 문장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다. 분명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힘든 지금의 상황인 질퍽이는 땅의 진흙만 보지 말고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봐야 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편지에 적힌 두 문장에 적힌 대로 해보자고 다짐했다.
그 후로 그녀는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이나 난초, 기묘한 식물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주변 환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뜨겁고 메마르기만 했던 모하비 사막은 어느덧 재미와 모험이 가득한 생기넘치는 무대로 변해있었다. 이곳에서 조우하게 된 소중한 인연과 아름다운 대자연들을 소재로 삼아 그녀는 『빛나는 성벽(Bright Ramparts)』이라는 소설을 썼고,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이름이 바로 미국의 여류 작가 델마 톰슨(Thelma Thompson, 1907~1977)이다.
단 두 문장의 글이 적힌 편지.
나를 포함한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위로를 바란 상황에서 저런 문장이 적힌 편지를 보고 어떻게 행동할까?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꼈을까?
아니면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땅에서 질퍽이는 진흙탕만을 쳐다보고 있었을까?
비관론자는 기회가 와도 겁을 먹고 어떻게든 안될 것만 찾게 된다고 한다. 반대로 낙관론자는 그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다고 한다. 솔직히 누군가에게 비관론자가 되어라 낙관론자가 되어라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다.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니 말이다. 진흙탕을 볼 것인지 아니면 별을 볼것인지 스스로 돌아보고 선택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