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생이 온다>를 읽고 난 후의 기록 (두서 없이 생각정리)

다른 책을 찾으러 서점에 갔다가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했을 때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다른 팀의 팀장님께서 보고 계시던게 생각났다. 그 시리즈라고생각하고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도 한 권 사서 집에 오게 되었다.

■ 일단 <90년생이 온다>의 기억.

<200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펼치기 전에 기억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다른 팀이지만 친하게 지내던 팀장님께서 읽던 책이었고, 그 세대에 속한 입장에서 호기심에 팀장님께 책을 빌려 읽게 되었었다. 호기심에 읽었던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은 그 세대에 속한 입장에서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넘어서 표현에서 솔직하게 불쾌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책을 읽은 팀장님이나 차장님들의 시선에는 부정적 편견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 그리고 <2000년생이 온다>를 펼치고.

그런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이 책을 읽게 되면 괜히 그들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지는 않을까란 불안감이 앞섰다. 사람이란 그러지 않겠다고 마음먹어도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계속 접하게 되면 부정적이게 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책의 초반부터 상당히 재밌는 이야기들이 실려있었다. PPT를 상사의 지시에 따라 만들되 월급에 비례해서 상사도 만들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일화 등이 말이다. 그 뒤로도 상당히 어이없는 일화들이 많이 나온다.

일단 책에서 이야기하는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이라는 부분들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 다만 “초”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MZ라는 알파벳을 붙이는 윗 세대와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분명 그 세대가 향유하는 문화라는 것은 있지만 그 문화에 모두가 속하지는 않는다. 2000년생들과는 생각보다 교류할 일들이 많아 그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읽고 난 후 그들의 감상을 물으니 내가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느꼈던 감정들과 비슷했다. 책 속에 들어있는 알파벳 구분 문화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결국 구분하고 정의하고 나눈다라는 점에서 느껴지는 불쾌감들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IT나 스타트업 속의 일화들이 많다. 그런데 본인의 경험에 있어 이것 역시 업종에 따라서 너무나 달랐다. 금융 기업에서 일할 때 들어왔던 00년생 신입들의 경우 분명 우리와 달랐고 위와도 달랐다. 하지만 적어도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이란 말하거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조금은 더 진보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지만 회사의 규율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 IT기업에서의 신입들은 달랐다. 출근 시간도 퇴근 시간도 자율이었고 합리성 역시 그런 단어가 어울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채용에서부터 회사의 문화를 그들이 이해를 하고, 자신과 맞는 곳에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 분야의 회사에서도 개중의 하나는 특이한 신입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16년부터 24년 현재까지 책에서 나오는 정도의 이들이 모든 회사에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압도적으로 적었다.

■ 세대를 이해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90년생이 온다>나 <2000년생이 온다>나 둘 다 그 세대가 우리 세대보다 못났어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고 그런 의도도 느껴진다. <2000년생이 온다>에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피하라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 맞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기본 전제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회사라는 한 공간 안에 묶이게 되는 데 이것을 피할 수 있을까? 피할 수 있다면 어떻게 피할 수 있단 말인가? 피하라는 이야기는 그냥 나와 다른 이는 포기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물론 한 두 번 보고 말 사람이라면 피하고 포기해버리면 된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는 이들은 그게 절대 말로는 쉬워도 진심으로 행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계속해서 들어오는 2000년생들을 이해하고 싶었고, 교류하는 2000년생의 대학생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도 읽게 되었다. 시작은 호기심이 반 이상이었지만 분명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90년생이 온다>를 읽었던 팀장님들처럼 나 역시 <2000년생이 온다>를 읽고 그들을 이해하기보다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같았다. 사람 하나 개인 하나마다 다른 것을 시작부터 편견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사람과 사람은 관계에서 시작된다. 내가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관계를 맺고 이어나갈지는 지나고 나면 잘했는지 아니면 후회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Leave a Comment